696개의 홈런과 3,115개의 안타. 이 숫자만 보면 단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완벽한 타자 중 한 명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기록을 볼 때마다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찬란한 숫자 뒤에 약물 스캔들과 동료 배신이라는 그림자가 너무 짙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재능 하나는 역대 최고급이었던 선수가 왜 명예의 전당 문앞에서 멈춰야 했는지, 그 선택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자신의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슈퍼스타의 탄생, 그리고 텍사스의 거대한 계약1993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만 18세에 프로 무대를 밟고, 불과 2년 만에 마이너리그를 졸업한 유격수. 제가 처음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눈여겨봤을 때의 첫인상은 솔직히 '만화 캐릭터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유격수라는 포지션은 발이 빠르고 수비가 좋은 대..
솔직히 저는 추신수 선수를 '메이저리그에서 잘 나갔던 타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1억 3천만 달러 계약이라는 숫자는 기억하면서도, 정작 그 숫자를 만들기까지 얼마나 거친 과정이 있었는지는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었습니다. 기록을 하나씩 추적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건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생존기였습니다.부산 소년이 마이너리그에서 배운 것추신수 선수가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할 당시, 국내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왜 굳이 미국이냐"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부산고에서 투타 양면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였고, KBO 무대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재능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는 안정된 길 대신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환경을 택했습니다. 제가 그 선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쉽게 이해가 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