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든 순간에 감사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강한 사람일까요? 저는 오랫동안 그 말이 공허하게 들렸습니다. 그런데 루게릭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2,130경기 연속 출장, 불치병 선고, 그리고 "저는 지구상에서 가장 운 좋은 남자입니다"라는 말. 기록보다 태도가 더 오래 남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베이브 루스의 그늘에서 뿌리를 내린 사람야구를 좋아하는 분들은 대부분 루게릭을 기록으로 먼저 접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정작 루게릭이라는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의 전성기보다 그가 어떤 환경에서 뛰었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루 게릭(Lou Gehrig)은 1903년 뉴욕의 가난한 독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몸이 불편했던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조건이 갖춰지길 기다리다 결국 아무것도 못 한 경험, 저도 꽤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행크 에런(Hank Aaron)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이상하게 마음이 오래 걸렸습니다. 장비도, 조명도, 변변한 연습 공간도 없었던 소년이 결국 메이저리그(Major League Baseball, MLB) 역사를 통째로 다시 썼다는 사실이 단순한 스포츠 성공담으로 읽히지 않았습니다.나무 막대기에서 시작된 타격 — 결핍이 만들어낸 유년기1934년 앨라배마주,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행크 에런에게 정식 야구 장비는 사치였습니다. 그는 나무 막대기를 깎아 배트를 만들고 길에서 주운 병뚜껑을 공 삼아 스윙을 반복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남들이 "그 폼으로는 안 된다"고 말할 때, 폼을 고쳐야 할까요, 아니면 그 폼으로 증명해야 할까요. 저는 노모 히데오의 이야기를 처음 제대로 들여다봤을 때 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고교 시절 테스트에서 낙방하고, 조국에서 도망자 소리를 들으면서도 자기 방식을 끝까지 붙든 한 투수의 궤적은, 사회생활에서 뜻대로 안 풀릴 때마다 제가 꺼내드는 이야기가 됐습니다.토네이도 투구폼, 결함인가 무기인가노모 히데오의 토네이도 투구폼은 몸통을 타자 쪽에서 완전히 돌려 등번호가 보일 때까지 회전한 뒤 공을 던지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와인드업(windup), 즉 투구 직전 몸을 최대한 꼬아서 힘을 비축하는 동작을 극단까지 밀어붙인 것입니다. 일반적인 투구 이론에서 이 정도의 회전은 오히려 제구력 저하..